연박이나 장기 예약이 들어오면 대개 반갑게 받습니다. 그러나 긴 예약이 늘 이득인 것은 아니며, 받기 전에 간단한 손익을 따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.

여러 날을 이어서 묵는 예약은 공실 걱정을 덜어 줍니다. 며칠 치 객실이 한 번에 채워지니, 그 기간을 하나씩 팔아야 하는 부담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. 그래서 장기 예약은 반사적으로 반기게 됩니다. 그러나 그 예약이 묶어 두는 날짜들을 따로 팔았을 때와 비교하지 않으면, 그것이 실제로 이득인지 손해인지는 알기 어렵습니다.

장기 예약이 아끼는 것

긴 예약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비용을 여러 가지 줄여 줍니다. 먼저 객실을 다시 준비하는 횟수가 줄어듭니다. 손님이 바뀔 때마다 드는 청소와 정비, 점검이 며칠에 한 번으로 줄어드니 인건비와 시간이 절약됩니다. 또한 그 기간의 객실을 다시 팔기 위한 노출과 판매 노력이 필요 없어집니다. 무엇보다 날마다 예약이 들어올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이 사라져, 연속으로 공실이 생길 위험을 없앱니다. 이런 절감은 요금표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실제로 남는 이득입니다. 이런 이유로 장기 예약은 분명한 장점을 가집니다.

장기 예약이 잃는 것

동시에 긴 예약은 몇 가지를 포기하게 만듭니다. 장기 예약은 대개 하루치 요금을 낮춰 달라는 요청과 함께 들어옵니다. 그만큼 1박당 받는 요금이 내려갑니다. 또한 그 날짜 가운데 수요가 강한 날이 섞여 있다면, 그날을 더 높은 요금에 팔 수 있었던 기회를 함께 묶어 버립니다. 예약을 받은 뒤에 더 좋은 조건의 예약이 들어와도 이미 찬 객실은 내줄 수 없습니다. 긴 예약이 주는 안정감의 반대편에는 이런 기회의 상실이 있습니다. 특히 성수기처럼 요금을 높일 수 있는 시기일수록, 낮은 요금으로 묶인 긴 예약의 기회비용은 커집니다.

같은 날짜를 따로 팔았다면

이 둘을 비교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. 장기 예약으로 받는 총액과, 그 날짜들을 개별로 팔았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총액을 나란히 놓아 보는 것입니다. 예를 들어 1박에 10만 원인 객실을 닷새 연박으로 8만 원에 받는다고 해 봅시다. 장기 예약의 총액은 40만 원입니다. 만약 그 닷새가 예약이 더디게 들어오는 평일이어서 개별로는 절반 정도만 팔렸을 날이라면, 개별 판매로 기대할 수 있는 금액은 25만 원 안팎입니다. 이 경우에는 장기 예약이 분명히 낫습니다. 반대로 그 닷새 가운데 사흘이 주말과 성수기라 개별로도 거의 다 팔리고 요금도 더 높았을 날이라면, 개별 판매 기대액이 장기 예약 총액을 넘어섭니다. 같은 연박 예약이라도 어떤 날짜로 이루어졌느냐에 따라 이득일 수도, 손해일 수도 있습니다.

어차피 빈 날인가, 잘 팔릴 날인가

이 계산의 핵심은 그 날짜들이 어차피 비었을 날인지, 아니면 따로도 팔렸을 날인지에 있습니다. 개별로는 잘 팔리지 않아 비어 있을 확률이 높은 날이라면, 장기 예약이 그 자리를 채워 주는 것만으로 이득입니다. 낮은 요금이라도 아무것도 받지 못하는 공실보다는 낫기 때문입니다. 반대로 개별로도 다 팔리고 요금까지 높았을 날이라면, 장기 예약의 낮은 요금은 더 벌 수 있었던 매출을 스스로 줄이는 셈이 됩니다. 같은 낮은 요금이라도 어떤 날에 적용되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정반대가 됩니다.

판단을 가르는 것은 그 날짜의 수요다

결국 장기 예약이 이득인지 아닌지는, 그 예약이 묶는 날짜들이 어차피 비었을 날인지 아닌지에 달려 있습니다. 비수기의 예약이 더딘 평일을 채우는 연박은 대부분 이득입니다. 그러나 성수기 주말처럼 개별로도 충분히, 그것도 더 높은 요금에 팔렸을 날이 섞여 있다면 그만큼 기회비용이 커집니다. 그래서 장기 예약을 받을지 판단하려면, 그 날짜들의 수요가 어느 정도일지를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. 공실이 걱정되어 무조건 받는 것도, 요금이 낮아 보여 무조건 거절하는 것도, 그 날짜의 수요를 확인하기 전에는 이른 판단입니다.

장기 예약에도 조건을 설계할 수 있다

장기 예약을 무조건 받거나 거절할 필요는 없습니다. 손익이 갈리는 지점을 알면 조건을 붙여 받을 수 있습니다. 예를 들어 수요가 강한 날짜가 포함된 장기 예약에는 할인 폭을 줄이거나, 성수기 주말에는 최소 요금을 지키는 방식입니다. 어차피 빈 날로 채워지는 장기 예약에는 더 유연하게 응하고, 높은 요금에 팔 수 있는 날이 묶이는 예약에는 그만큼의 조건을 요청하는 것입니다. 같은 장기 예약이라도 날짜 구성에 따라 응하는 방식을 달리할 수 있습니다.

긴 예약도 하나의 판단이다

장기 예약을 반사적으로 반기거나 부담스러워하며 거절하는 대신, 그 날짜들을 따로 팔았을 때의 금액과 비교해 판단하면 됩니다. 그 비교에는 해당 날짜의 수요가 어느 정도일지, 개별로 팔았을 때 요금은 어떠할지에 대한 전망이 필요합니다. HIRO는 날짜별 수요와 경쟁 요금 신호를 정리해, 장기 예약이 묶는 날짜들을 따로 팔았을 때와 비교할 근거를 제공합니다. 긴 예약을 받을지는 공실에 대한 불안이 아니라, 그 날짜의 수요를 근거로 정하는 판단입니다.